음향, 리시버

삼성 스마트폰 AKG 번들 이어폰 EO-IG955 사용기 (갤럭시s9, 노트9, 노트8 번들)

BJ-reviews 2019. 2. 27. 17:17

삼성 스마트폰 AKG번들이어폰.

갤럭시 S8부터 EO-IG955라는 AKG 마크가 새겨진 이어폰을 제공합니다. 이 제품은 두 개의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사용하여 저음과 고음을 각기 담당하는 구조로 설계됩니다. AKG가 마크가 새겨졌기에 그에 대한 기대를 크게 받은 이어폰이기도 하고 갤럭시 S8 번들이 아닌 별매로 구매한다고 치면 10만원을 호가하는 이어폰이기도 했습니다. 무슨 번들 이어폰이 이렇게 가격이 높아졌나 생각해보면 경쟁사인 LG 측의 쿼드비트를 번들답지 않은 준수한 사운드 품질로 제작을 하게 되면서 경쟁이 붙게 되었는데요.

 

쿼드비트로 승승장구하던 LG가 쿼드비트2부터 AKG라는 오디오 제조사와 협작을 하여 또 다른 음색을 구현하는 AKG 튜닝 이어폰을 내놓게 되면서 삼성 쪽에서도 본격적으로 이어폰 투자를 시작하게 됩니다. 쿼드비트가 3시리즈를 출시하고 번외로 쿼드비트 3 AKG 튠으로 이어지면서 인기를 이어가지만 어느 날 삼성이 하만카돈을 인수하면서 이미 하만에게 인수되어있던 AKG까지 덤으로 삼성에게 인수가 됩니다. 그래서인지 LG 신제품 이어폰에서 AKG튠이라는 네임은 더 이상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는 오랜 기간 명성과 실력을 입증해온 이어폰 제조사와 협업 번들 이어폰을 제작함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효과를 얻고자 하였고, 그에 따른 프리미엄이 붙게 되어 번들 이어폰이지만 가격이 10만원을 호가하는 제품들이 출시되곤 했습니다. 이른바 뱅앤울릅슨 협작, AKG 협작 번들과 같은 제품들처럼 말입니다.

 

 

 ※ LG V30 번들 이어폰 (뱅앤울릅슨 협작)

 

이런 과정에서 삼성 스마트폰에서 AKG 마크가 달린 번들 이어폰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유명 헤드폰 메이커인 AKG는 EO-IG955라는 번들 이어폰을 출시하였으며 이 이어폰 삼성 스마트폰에서 자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미 갤럭시 S8, 갤럭시 노트8, 갤럭시 노트9 등 다양한 모델들의 번들 이어폰이 되었으니깐요.

디자인 및 하드웨어 설계. 번들이라는 테두리지만 대체로 준수한 편.

 

※삼성 갤럭시S6, S7 번들 이어폰

 

삼성 번들 이어폰은 대체로 화이트톤의 심플한 구조로 디자인되어 왔는데요.

 

이와는 상반된 AKG 번들은 단일 블랙 컬러, 원형 플레이트로 디자인되었습니다.

색상과 디자인은 언제나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지만 종전과 면밀히 비교를 해보면 이어폰 디자인이나 마감 퀄리티는 높아졌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유광 플라스틱을 플레이트 부분에 사용하고 귀에 맞닿는 안쪽은 무광 하우징을 구성하면서, 매트한 느낌이지만 광택이 벗겨지지 않도록 신경 쓴 디테일이 눈에 띄기도 합니다. 거기에 에어덕트를 배치하여 적절한 공기 유입으로 쿨한 무대감을 감지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더블어 케이블에도 다소 신경을 씁니다. 케이블 표피를 한 번 더 보호하는 취지로 패브릭 소재로 마감 처리하였습니다.

마이크의 성능과 버튼 조작 면에선 다소 번들스러움이 느껴지는데요. 그러나 뾰족히 통화 수신 감도가 나쁘거나 하지 않아 큰 불편함은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간단히 비교해보는 AKG 번들과, LG 번들 (쿼드비트 3)

※좌측 AKG 번들, 우측 LG 번들 이어폰

 

사실 사운드적인 면에선 개개인의 취향의 차이가 표출될 거라 생각됩니다.

일부 유저들은 저음이 귀에 들어오는 사운드를 선호하기에 저음이 강조되지 않은 이어폰은 맞지 않겠고 반대로 저음을 센 이어폰을 싫어하시는 분도 계시니 각자 취향에 따라 선호도는 갈리겠지요.

재미 삼아 LG v40, G7 번들 이어폰과 사운드에 대한 비교를 드리자면 AKG 번들은 저음의 세기가 무난한 수준, 중음이 잘 들려오며, 고음의 해상력도 준수한 편이며 쏘고 자극이 강하지 않고 적절히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대체로 약한 V자 기반의 무난한 인상을 받게 됩니다. 여기서 중점적으로 생각해볼 부분은 음역 밸런싱입니다. 여타 음역대는 한쪽이 특화되어 자극적인 느낌 없이 골고루 제 역할을 하는 부분에서 준수한 밸런스가 특징입니다.

반면 LG 번들은 AKG 번들과 달리 저음의 양과 타격감이 귀에 더 들어오는 편입니다. 쿼드비트 시리즈는 대다수 저음을 강조하는 설정을 하는데 LG 번들 역시 그와 같은 설정을 따라갑니다. 신나는 비트와 박자감을 즐기기엔 LG 번들이 더 듣기에 좋았습니다. 다만 오래 듣고 싶은 편안함은 AKG 번들 쪽이 나았습니다. 서로 성향이 조금 다른 편이니 간단한 참고가 되셨길 바랍니다.

 

 

밸런스 좋은 사운드. 오래 듣기 편안한 소리.

과하지 않은 수수함으로 비트를 표현하는 AKG EO-IG955 이어폰은 저음의 강조와 중음의 딥의 격차가 심하지 않아 물러남이 심한 미드레인지를 표현하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소 플랫한 느낌을 받게 되기도 하는데요. 이 부분에서 개인의 성격에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기실 수 있습니다. 좋게 얘기하면 왜곡이 적어 원음에 가깝게 음악을 표현한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에이~뭐야! 조금 심심한 이어폰이네!'라고 느낄 여지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특정 음역대를 과하게 부풀려 놓지 않았기에 전체 사운드 면에선 상당 부분 밸런스를 잡아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성격의 사운드 튜닝은 번들이라는 명목에 적합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조심스럽게 듭니다. 저음과 중음뿐 아니라 고음에서는 초고음이 다소 부각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소형 다이내믹 드라이버의 단점인 고역대 표현력이 낮은 점을 인식한 듯 고음은 다소 높게 설정되어 미세하게 경질적인 느낌은 받게 되는 편입니다. 공간감은 과하지 않고 적당하며, 소리의 디테일은 매우 또렷한 편이라기보단 부드럽고 소프트한 표현을 지닙니다. 그러나 이전 갤럭시 S7 번들에 비한다면 이어폰 자체적인 사운드 해상력은 분명 높아졌고 이후에 출시될 번들에선 차츰차츰 해상력이 좋아지리라 생각되기도 합니다.

절대적 성능은 아니지만 앞으로 행보가 기대되는 AKG 이어폰.

AKG EO-IG955 이어폰은 올라운드성 사운드 튜닝으로서 다양한 음악을 듣는 분들, 무난한 감상, 오래 듣기 적합한 편안한 이어폰을 찾는 분들에게 적합한 사운드 품질로 튜닝되어 있습니다. 번들이라는 타이틀과 그 테두리 밖에 다양한 시제품들과 비교하여 매우 좋고 격렬히 환호할 만한 해상력을 지녔다고 감히 말씀을 드리긴 사실 어렵습니다. 소리의 품질 디테일, 명료도 등을 놓고 생각해보면 부족한 점이 분명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AKG라는 브랜드는 이어폰을 주력으로 생산하였다라기보다는 헤드폰에 많은 노력을 쏟아붓던 회사이기도 하여 이어폰 사운드 튜닝을 잘할 수 있을지 모르나 이어폰 설계나 디자인, 드라이버 선택이나 개발 등을 탑클래스 수준으로 일궈낸다고 확언 드리긴 어렵습니다. 하오나 AKG K3003 같은 이어폰 명작들을 삼성을 통해 계속 만날 수 있으니 앞으로가 기대되기도 합니다.


' 본인이 직접 구매한 제품이며, 대가 없이 작성된 진솔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