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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품을 만드는 사람 역시 마찬가지라 생각되는데 일관된 브랜드 가치로 특성이 쉽사리 바뀌지 않고 정해진 기준과 철학을 바탕으로 정체성이 자리잡힌 기업들이 있습니다. 이는 소개드릴 슈어(SHURE)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95여 년 전 SHURE SM58 스테이지 마이크(일명 해골 마이크)를 시작으로 방송 장비뿐아니라, 헤드폰, 이어폰 등 음향기기를 다뤄온 슈어(SHURE)는 무대용 기기들을 주로 선보여왔습니다. 이어폰의 경우 SE 시리즈, SCL 시리즈가 이에 해당됩니다.

큰 무대에선 스피커 방향이 관객을 향하다 보니 연주 및 주변 소리에 정작 가수의 목소리가 묻히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는 무대에 선 가수들이 이어폰을 쓰는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슈어는 이같은 문제 완화를 위해 목소리 분포 음역대인 중저음에 초점을 둔 인이어를 제작하게 됩니다. 아울러 본 글에서 말씀드릴 슈어의 새로운 모델인 에이오닉 4 역시 모니터링 성격을 기반으로 탄생되었습니다.

 

슈어 에이오닉4 (SHURE AONIC 4) 패키지.

 

 

휴대용 케이스

 

슈어 에이오닉 4(SHURE AONIC 4)의 교체형 이어폰 팁(실리콘, 메모리 폼 및 스펀지 소재)

현재 출시되는 90% 이상의 이어폰들은 인이어 타입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이는 20여 년 전 슈어, 웨스톤랩스, 소니 같은 제조사에서 무대 모니터링 최적화를 목표로 이어폰 노즐을 외이도에 삽입한 커널형 방식을 선도한 결과입니다.

커널형 슈어 에이오닉 4는 차음성과 편안한 착용을 위해 폼 팁과 실리콘 소재의 이어 팁을 제공하며,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 일명 '총알 팁'이라 불리는 메모리 폼 슬리브로 높은 외부 소음 차단력과 편안함을 어필해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이사항은 통상 메모리폼 팁의 경우 차음성이 좋아지면서 중음과 저음을 돋보이는 특징을 지녔으나 슈어 총알 팁의 경우, 고음부 감쇄를 최소화하여 오히려 실리콘 이어 팁 이상의 높은 하이 레인지를 청취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대중적인 노즐 구경인 5mm에서 벗어나 3mm의 얇은 노즐로 이물감을 줄이고 있습니다.

사견일 수 있겠으나 얇고 긴 노즐 구성은 무대에서 1~2시간가량 사용될 모니터링 인이어에 걸맞은 편안함과 음손실을 줄이는 목적으로 설계되었다고 생각됩니다.

동일 컨셉의 경쟁 브랜드인 웨스톤랩스 역시 3mm 사이즈의 작은 구경의 노즐과 인체공학을 염두에 둔 경사진 노즐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둘은 우위를 가리기 어려울 만큼 매우 높은 편안함을 가졌고, 전체 인이어 상위 1% 안에 들어갈 만큼 상당히 우수한 착용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에이오닉 4의 구조적 주안점으로 말씀드릴 부분은 사운드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진동판이 기존 밸런스드 아마추어 단독 구성에서, 다이나믹 드라이버 추가,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설계된 부분입니다.

이를 통해 저음에 특화된 깊은 울림의 다이나믹 드라이버와 자극성을 줄인 기존 슈어 밸런스드 아마추어 사운드 튜닝과의 조화를 이루고 음색적으로 흥미로운 감상을 유도하게 됩니다.

 

안드로이드 및 iOS 전용 마이크가 탑재된 분리형 MMCX 케이블(RMCE-UNI) 기본제공

 

슈어 에이오닉4 (SHURE AONIC 4) 제품 사양

싱글 다이나믹 마이크로 드라이버 +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

20Hz - 19 kHz 주파수 영역

106dB SPL/ mW 감도

저항 7옴

up to 37dB 노이즈 감소

 

 

도입부에서도 말씀드렸듯, 에이오닉 4는 주변 소음과 관객으로 향한 스피커로 인해 가수 본인의 목소리가 묻히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무대 모니터링' 성격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그에 따른 사운드 성향은 사람의 목소리 음역대인 중저음 부스트 튜닝에 무게를 실고 있습니다. 기존 슈어 SE, SCL 시리즈 역시 대동소이 이와 같은 사운드 튜닝을 거쳤으며, 말씀드릴 에이오닉 4 인이어 역시 중저역대 부밍을 기반으로 두고 있습니다.

 

슈어 에이오닉 4는 극저역대에서 저음역대까지 적절한 양감을 가지고 급격하지 않고 평탄히 부스트되며, 미드 레인지에서 하이 레인지의 고음부로 향해 갈수록 서서히 감쇄되는 성격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고음은 화사하고 다양한 색채를 담는 형태가 아닌, 포근하고 마일드(mild)한 뉘앙스가 느껴지는 사운드 톤, 자극이나 경질적인 치찰음과 음의 디테일 및 해상력을 화두로 던지는 성격이 아닌 부드러운 고음으로 설정되어 리드미컬 사운드에 힘을 실고 있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중저음 성향'의 인이어로 보실 수 있고 기존 슈어 플래그십 모델인 SE846과 흡사한 설정을 나타내는 부분입니다. 다만 SE846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라면 고음~초고음 설정이 보다 높게 자리하여 톤 밸런싱이 한단계 좋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아울러 SE846의 다중 드라이버 사용은 에이오닉 4에 비해 공간감 및 음분리도가 좋고 보다 묵직한 저음을 감상할 수 있어 서로 닮은 듯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소니 A808과 에이오닉 4 조합 (청취 세팅은 무음장 기본 설정)

한편 기존의 저음 강화형 슈어 인이어와는 달리 상당 부분 저음과 중음의 격차가 적기 때문에 그에 따른 보컬 백킹이나 마스킹 현상이 적고 중음과 저음의 균형이 양호한 편입니다.

저음역대 울림은 소리가 울리고 난 후 미세한 잔향을 가지며, 정교하고 날이 선 음색으로 묘사되지 않고, 오랜 시간 감상을 하더라도 온화한 펀치감으로 박자와 비트를 청취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음향 커뮤니티 오디오 파일들 사이에서 이야기하는 일명 '단단한 돌저음'(소리 퍼지지 않고 정교하고 잔향이 적고 음상이 또렸한 저음)의 임팩트 있는 저음은 아니지만 음악 감상에 있어 매력적인 끝음처리로 특유의 음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외 공간 인지 능력과 이미지 정위감(Image Specify)이 탁월해 무대 내 악기나 보컬의 이미지가 명확하게 그려지는 수준이고, 음 분리도의 경우 드라이버가 많은 인이어에 비한다면 세세한 편은 아니지만 대체로 톤 밸런싱이 양호하고 인위적이거나 왜곡된 느낌이 적은 편입니다.

스펙상 37dB 노이즈 감소 설계로 스마트폰이나 전용 플레이어, DAC 조합에서 백색 소음이나 여타 잡음이 포착되지 않을 만큼 수준급의 노이즈 차단력을 보이며, 이는 매우 깨끗한 배경음으로 불필요한 노이즈 없이 오롯이 사운드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코원 iAUDIO HIFI와 슈어 에이오닉 4 조합 (청취 환경 무음장)

 

슈어 에이오닉 4의 특징을 정리하자면, 기존의 슈어의 모니터링 인이어 성격을 기반으로 직접적인 사운드 전달과 높은 차음성 설계, 다이나믹 드라이버와 밸런스드 아마추어 하이브리드 사운드 구성으로 무대 모니터링을 위한 중저음역대가 강조된 포근한 음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음악 감상 목적에서 살펴본다면 악기 디테일이 강조된 고음 해상력과, 폭넓은 사운드의 현장감(보컬의 숨소리나 초고음역대 무드)은 슈어 에이오닉 4에선 다소 아쉬울 수 있습니다. 기존의 슈어 SE846에 비해 저음이 줄고 고음이 돋보이는 설정이긴 하나 슈어 사운드 정체성에서 크게 이탈하지 않는 중저음 기반의 톤 밸런싱과 이미지 정위감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화사한 고음형 이어폰들과 비교한다면 성격이 상반되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장시간 착용에 적합한 편안한 핏(feet)과 무대 모니터링에 최적화 그리고 슈어만의 마일드한 저음과 독특한 음색은 오디오 파일(audiophile)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봄직하다는 말씀드리며 '슈어 에이오닉 4' 인이어 리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모쪼록 사용 목적과 선호 사운드 관련하여 도움 되는 글이였길 바라겠습니다.

 

 

 

 

"SHURE AONIC 4 / 슈어 에이오닉 4 제품 리뷰를 위해

삼아사운드로 부터 리뷰 저작권료를 지원받았습니다"

 

 

 

https://brand.naver.com/shurestore/products/4934357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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